재즈 화성학을 공부하다 보면 "도미넌트 7th 코드는 증4도(Tritone) 관계에 있는 다른 도미넌트 7th 코드로 바꿔 쓸 수 있다"는 법칙을 만난다. 이를 트라이톤 대리코드(Tritone Substitution), 줄여서 Sub V7이라고 부른다.
많은 입시생과 초보 작곡가가 공식처럼 "G7 = Db7"이라고 외우지만, 정작
왜 바꿔 쓸 수 있는지, 언제 써야 효과적인지
모르는 경우가 많다.
이번 포스팅에서는 뻔한 머니코드를 세련된 재즈 사운드(Jazz Sound)로 바꿔주는 핵심 열쇠, 트라이톤 대리코드의 원리를 정리했다.

원리 : 도미넌트 코드의 '핵심'이 같기 때문
코드를 바꿔 쓰려면 두 코드 사이에 '공통점'이 있어야 한다. 도미넌트 7th 코드(V7)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음은 1도(Root)나 5도가 아니라, 3음과 7음이다. 이를 가이드 톤(Guide Tone)이라 부른다.
C Major Key의 도미넌트인 G7과, 그 대리코드인 Db7을 비교해 보자.
- G7 구성음: G(1), B(3), D(5), F(b7)
- Db7 구성음: Db(1), F(3), Ab(5), Cb(b7)
여기서 Cb은 이명동음으로 B와 같다. 결과적으로 두 코드는 구성음의 순서만 다를 뿐,
코드의 성격을 결정하는 [F, B]라는 증4도(Tritone) 음정을 공유하고 있다.
이 공통된 음정 때문에 G7이 C로 해결되려는 힘과, Db7이 C로 해결되려는 힘은 동일하게 작용한다. 그래서 서로 바꿔 쓸 수 있는 것이다.
효과 : 베이스의 부드러운 하행 (Chromatic Line)
그렇다면 굳이 G7 대신 Db7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? 바로 베이스 라인의 흐름 때문이다.
일반적인 투-파이브-원(II-V-I) 진행을 보자.
- 기본 진행: Dm7 → G7 → Cmaj7
- 베이스 움직임: D → G → C (완전 4도 상행 / 완전 5도 하행)
- 특징: 강렬하고 안정적이지만, 너무 뻔하고 도약이 크다.
여기서 G7을 Db7으로 바꿔보자.
- 대리코드 적용: Dm7 → Db7 → Cmaj7
- 베이스 움직임: D → Db → C (반음 하행)
- 특징: 베이스가 반음(Semi-tone)씩 차례로 내려간다.
이 반음 하행(Chromatic Descending) 진행은 청자에게 훨씬 부드럽고, 세련되며, 모던한 느낌을 준다. 우리가 흔히 "재즈스럽다"고 느끼는 사운드의 8할은 이 반음 진행에서 나온다.
실전 활용: 언제 쓰면 좋을까?
1) 곡의 엔딩에서 여운을 줄 때
마지막 코드가 C메이저로 끝날 때, 직전 코드를 G7 대신 Db7(#11)으로 처리하면 몽환적인 엔딩이 연출된다. 디즈니 영화나 올드 팝의 엔딩을 떠올리면 된다.
2) 타겟 코드(Target Chord)를 강조할 때
꼭 C키가 아니더라도 어떤 코드로 향할 때, 그 코드의 반음 위 도미넌트 7th를 꽂아 넣으면 된다.
- 예: Fmaj7으로 가고 싶다 → 직전에 Gb7을 연주.
- 예: Am7으로 가고 싶다 → 직전에 Bb7을 연주.
3) 멜로디와 충돌하지 않을 때
주의할 점은 멜로디다. 만약 G7 부분의 멜로디가 'D(레)'나 'G(솔)'이라면 Db7을 썼을 때 불협화음이 심하게 날 수 있다. 리하모니제이션을 할 때는 항상 멜로디와의 어울림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.
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트라이톤 대리코드를 포함하여, 투-파이브-원(II-V-I) 진행을 확장하는 10가지 실전 변형 패턴을 다뤄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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